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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좋아서 쓰는 글

호피폴라 '너의 바다' | 너의 깊은 바다에 내가 함께 할게

by 굉장한빙봉 2021.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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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0일 발매한 호피폴라 두 번째 미니앨범

'And Then There Was Us'

출처 모스뮤직

 

추운 겨울의 쓸쓸함과 그 속의 따뜻함이 공존하는 이번 앨범에는 '너의 바다 inst' 버전을 포함 총 8곡이 수록되었다.

특히, 1번 트랙 'Where Is', 2번 트랙 'The Love'는 굉장히 삭막한 느낌을 주는데 그래서인지 타이틀곡 '너의 바다'가 유독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너의 바다

바다 아주 깊은 곳, 당신이 길을 잃었을 때 건네고픈 마음

Composed by I'll(아일) Lyrics by I'll(아일) Arranged by Hoppipolla

 

 

곡의 설명을 보면 '너의 바다'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꽤 분명해 보인다. '홀로 외로운 바다를 헤매는 너의 곁에 함께하고 싶은 마음' 말이다. 그런데 '난 절대 변하지 않을거야 이토록 간절하니까'라는 가사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사뭇 다르다. 굉장히 절절하고 슬픈 느낌. 떠나는 너의 끝을 붙잡고 건네는 마지막 진심 같다. 그래서 나는 이 가사를 '난 절대 떠나지 않을 거야'로 듣기도 했다.

- '우린 서로 별다른 말이 없지만 오늘은 왜일까 전부 알 것만 같아'에서 이런 감정은 더 강화된다 -  

 

'우리 바다 갈까'로 시작해 끝나는 가사에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바다가 부정적이기만 한 공간이라면 이렇게 말을 건네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진짜 바다를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숨겨진 뜻이 있으리라.

 

너의 바다 MV

흰색과 검정, 짙은 파랑 색감의 조화가 좋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닫혀있는 커튼으로 시작한 뮤직비디오는 창을 여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눈을 감고 너의 바다-마음- 속으로 들어갔던 내가 다시 나오는 장면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창 틈으로 들어와 바닥-또는 벽-을 비추던 빛은 마지막에 창이 열리며 사라져 버린다. 나의 마음이 너에게는 닿지 못하고 너의 바다는 다시 어둠 속으로 잠겨가는 느낌이다.

 

아일 님과 현상님은 눈을 감고 노래한다. 후반부에 눈을 뜨는데 나는 2절 '나는 눈을 감아' 부분에서 - 딱 이부분에서 - 현상님이 눈을 떴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지금 있는 공간을 너의 마음 속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곳에서 눈을 뜨는 내가 되는 것이다. 뭐, 그냥 그러면 어땠을까 하는 작은 생각이다.

 

 

라이브가 어려운 곡일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라이브도 너무너무 좋다. 함께 봐주시길!

더보기

 

stage&FLO:취향의 발견
아지트 라이브 Azit Live #79

출처 너의 바다 MV

슈퍼밴드가 방영할 당시에는 호피폴라를 몰랐지만 알았다면 호피폴라에게 한 표를 행사했으리라. 이렇게 좋은 음악들로 나를 행복하게 해 주어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앨범 많이 많이 내주시길!

 


아, 이러고 있으니 고등학교 언어 시간이 생각난다. 난 정말 언어를 싫어했는데 지금 이렇고 있는 걸 보니 많이 변했나 보다.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문학을 내가 느끼는 대로 해석하기보다 정해진 답으로만 외워야 했으니 재미가 없을 만도 하다.

음악은 청자에게 열린 공간을 제공한다. 내가 듣고 느낀대로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나는 늦은 밤 산책을 하며 이 앨범을 들었던지라 음악을 들을 때면 그때의 감정이 다시 느껴지곤 한다. 그리고 그래서인지 해석에도 그때의 기분이 많이 담겨있는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위에 적은 글은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부디, 여러분의 감성으로 편안하게 호피폴라의 음악을 즐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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