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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이 되려고 쓰는 글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 마티스의 색과 인생을 들여다보다

by 굉장한빙봉 2021.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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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와 더불어 20세기 최고의 예술가로 꼽히는 '앙리 마티스'

그의 작품들을 만나러 마이아트 뮤지엄으로 향했다.

앙리 마티스 탄생 150주년 기념 <마티스 특별전 : 재즈와 연극>

4월 4일까지 예정된 이번 전시는 앙리 마티스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며 열린 국내 최초 단독전이다.

 

인터넷으로 미리 티켓을 예약해두었고 입장 인원 제한으로 십 분 정도 기다렸다. 지니 뮤직을 통해 추천 음악과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어서 다운로드하였다. 팸플릿도 하나 챙겼는데 각 섹션 입구에 쓰여있는 글과 같은 내용이었다. 오디오 가이드가 필요하다면 미리미리 챙기자. -3000원-

 

기다리는 동안 카페에 앉아 사진을 찍었다. 벽면에는 구매가 가능한 작품들이 걸려있었다.

 

전시 둘러보기

전시는 총 5개의 섹션으로 나눠져있었고 드로잉 작품부터 성당 건축에 사용된 스테인드글라스까지, 120점의 오리지널 작품들이 전시되어있었다. 전시를 보고 난 후 느낀 대로 내가 부제를 달아보았다.

 

섹션 1. 오달리스크 드로잉

오달리스크와 아라베스크의 조화

섹션 2. <재즈>와 컷아웃

재즈와 같은 자유로움을 담아

섹션 3. 발레 <나이팅게일의 노래>

입체로의 구현

섹션 4. 낭만주의 시와 마티스 삽화

편안함과 간결함, 그리고 상상

섹션 5. 로사리오 성당

빛과 유리로 만드는 색

 

아쉽게도 섹션 1-4에서는 사진 촬영이 불가했고 섹션 5에서만 가능했다. 섹션 5에서 참았던 셔터를 많이 많이 눌러보자. 그리고 꼭 도슨트 시간에 맞춰 가기를 추천한다. 나는 우연히 시간이 맞아 듣게 되었는데 역시 작품 이면의 이야기를 알고 보는 것과 아닌 것을 차이가 크다! 훨씬 재미있고 깊이있는 감상이 가능하다. 서 있느라 다리는 좀 아팠지만 나의 고통과 맞바꿀 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었다.

 

 

앙리마티스 하면 떠오르는 작품들.

춤, 음악...

음악- 러시아 에르미타주 미술관에서 직접 찍었다

짙은 빨강, 파랑의 색채가 만들어내는 강렬함

 

앙리 마티스가 태어난 프랑스 북부 지역은 해가 많이 나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실제 날씨가 궁금해 검색을 하다 어떤 블로거분께서 남긴 글을 보았는데 겨울 날씨가 완전 최악이라고... 우울증 걸리기 딱 좋은 날씨라고 한다. 도슨트 님의 말처럼 빛에 대한 강한 욕망이 작품에 투영된 것일까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다.

 

참고로 해당 작품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러시아에 마티스 유명 작품이 많은 이유는 미술 수집가였던 한 부호가 앙리마티스의 작품을 좋아해 많이 구매해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색채 때문도 있지만 작품 사이즈 자체도 꽤 커서 눈에 확 들어왔던 기억이 있다.

 

 

아쉽게도 위와 같은 작품들은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없지만 다양한 컷아트 기법의 작품들은 만나볼 수 있다.

<Jazz> 이카루스, 칼 삼키는 사람 출처 마이아트뮤지엄

화려한 색채가 조화를 인상적인 작품들. 마티스는 선을 그리고 그 위에 색을 칠하는 드로잉 기법의 괴리에 대해 고민하곤 했다고 하는데 때문에 종이에 과슈 물감을 칠하고 형태를 만들어내는, 순서가 뒤바뀐 이 기법을 좋아했다고 한다.

 

 

전시를 천천히 둘러보다보면 섹션 1에서 만난 드로잉 작품들과 후반부의 컷아웃, 건축 작품들 모두가 한 사람의 작품이 맞는가 생각하게 된다. 실제 마티스는 야수파 시절 화풍이 비일관적이라는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에 대해 말년 인터뷰에서 '초기 작품부터 컷아웃 후기까지 별로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출처 서양미술 산책 (정연심 저)

미술에 조예가 깊지 않다보니 작가의 화풍이나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잘 모르겠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을 구현해낸 마티스의 유연함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 손으로 그림 그리다가 아이패드에 그려보라고 하면 어렵잖아... -

 

빛과 유리로 만드는 색

너무 좋았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다. 로사리오 성당에 있는 작품을 축소하여 제작된 작품으로,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이를 제작할 당시 자르는 방식으로는 유리가 자꾸 부서져버려서 하나하나 갈아서 만들었다고 한다. 시간과 정성이 엄청나게 들어갔을 듯한데 그래서인지 아름다움을 담뿍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우리 집 창에 하나 해놓고 싶을 정도.

 

이 작품에는 마티스의 상징색이기도한 붉은색이 사용되지 않았는데 창을 통해 햇빛이 들어오면 벽면과 만나 아름다운 붉은색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특히, 마티스가 추천한 시간은 겨울 아침 11시라고 하는데... 나중에 꼭 로사리오 성당에 방문에 이 아름다움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

- 참고로 '로사리오 성당'은 프랑스 남동부 연안의 '방스'라는 마을에 위치한 작은 성당이라고 한다 -

 

작품 감상은 여기서 끝.

 

 

출구 쪽에는 마티스의 일대와 작품 영상, 그리고 직접 컷아웃 작품을 제작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나도 대충 하나 만들어보았다. 마티스가 작품의 소재로도 많이 사용하고 좋아했던 미모사도 잘라 넣었다. 재미있었다.


왼쪽부터 스튜디오에서 목탄이 달린 대나무 막대로 작업하는 마티스, 침대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마티스와 그의 다리에 기대어 앉은 고양이 - 졸귀 -, 로사리오 성당 모형 앞에 앉아있는 마티스

 

마티스는 평생 여러 질병과 불면증과 함께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는 고통과 아픔이 아닌 생기와 불타는 열정, 때로는 편안함만이 느껴질 뿐이다. 무언가를 향한 한 사람의 집념에 깊이 감명 받을 수 있는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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